일기
20110310
권정기린
2011. 3. 10. 00:37
하루라도 빨리 아름다워지고 싶다. 그것이 사실이다. 나는 춤추고 노래하고 책 읽고 글 쓰며 아름다워지고 싶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것은 나의 미래에는 오로지 그것뿐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다른 무엇도 욕심나지 않는다. 간절하게 갖고 싶고 닿고 싶고 그런 것들이 없다. 그런 마음을 내가 알게 될까? 너무 갖고 싶어 괴롭고 닿지 않아 안타까운 그런 마음을 알게 되는 날이 올까? 잘 모르겠다. 그런 날이 왔을 때 내가 그것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정말로 모르겠다. 그래서 두렵다. 완전히 부서지게 될까, 어느 것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시멘트처럼 굳어버릴까. 그 때가 되면 모든 것들을 후회할까. 후회하고 미안하고 빌고 싶을까.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