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10511
권정기린
2011. 5. 11. 01:06
어떤 사람을 알게 되고, 그 사람이 나를 알게 되는 과정들을 두려워하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나를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보여주는 것이 좋을지 확신할 수 없다. 내가 이제 다시 누구를 믿게 될까? 사랑에 빠지기야 하겠지만, 내가 다시 누군가를 믿게 될까? 그런 일이 생길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까? 믿고 싶은 마음 말고 정말로 믿게 될까? 나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될까? 내가 그럴 수 있을까? 나는 무엇도 자신이 없다. 그래서 두렵다. 나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만 만나며 살고 싶다. 더 이상 누군가를 더 알게 되는 일이 무섭다. 요즘의 나는 무엇이든 망치지 못해 안달이 난 것만 같아서 더 무섭다. 내가 어디까지 망가질지 무섭다. 이러다 어디로 도망칠지 모르겠어서 무섭다. 누군가 잡아줬으면 좋겠고, 누군가 나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이 있을까?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나를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이제 다 그만두고 싶다. 너무 모든 것들이 지친다. 나는 대체 어디쯤에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