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4

 | 일기
2017. 2. 24. 15:37

어제 오늘은 계속 바람이 차갑다. 겨울이 끝나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나는 겨울이 계속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언니는 추위가 너무 힘들다고 한다. 우리는 첫 겨울을 보내는 중이다. 우리의 겨울은 마치 지난 여름처럼 많은 일이 있었다. 너무나 괴롭고 긴 시간이라고 생각이 들다가도, 문득 여전히 아직은 함께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큰 실망을 하기도 하고, 실망을 안겨주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에 마음 쓰지 말자고 스스로 다독여봐도 여전히 내 마음은 갈 길 모르고 마구 걸음을 내딛는다.

글 쓰는 일이 업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내가 말했다. 진심일까? 나는 진심으로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고 싶은가?

그렇다. 다만 예전처럼 아름답고 위대한 글을 쓰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타자를 두드려 문장을 만들고, 그 문장들이 모여 글이 되고, 그 글이 내 밥벌이가 되길 바랄 뿐이다. 그것이 무엇이라도 좋다. 그러니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써서 나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정도면 된다.

내 꿈을 위해서 살라고 응원해주는 반려가 있어서 다행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상생할 수 있을까가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필요한 부분에 도움을 주며 서로가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필요에 의해 함께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렇게 필요한 사람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나의 욕심이 강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이든 업으로 삼아 일을 놓치지 않고 계속 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늘어질 때는 늘어지더라도 어떤 순간에는 팽팽하게 조일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그 긴장과 느슨함을 조절하며 내 삶을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Posted by 권정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