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바람 부는 들판처럼, 쉽게 방향이 달라진다. 길이었던 곳이 사라지고, 없던 길이 생긴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채 그저 서 있을 뿐이다. 돌아본다고 한들 지나온 길을 알 수 없으니 내가 가는 곳이 길이겠거니 하고 걷는다. 하지만 솔직히 두려울 때가 많다. 미심쩍기도 하고 자꾸 불안한 마음이 자라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겠나, 내가 선택했으니 내가 나를 믿는 수 밖에 없다.
양파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다행이다. 관절 영양제가 도착했고, 열심히 먹이고 있다. 예방 차원으로 먹이는 단계를 주문했다. 어린 강아지라서 좋은 성분이 가득해도 다 흡수 못하거나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른쪽 뒷다리가 조금 약해 보이는데, 아직 너무 어린이라서 어차피 수술도 어렵고 1년 정도 될 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니 영양제가 효과가 있기만을 바란다.
날씨가 좋으면 언니는 애기 데리고 나오면 참 좋겠다고 얘기한다. 벌써 애기 옷이며 장난감만 하루 종일 들여다 보고 있다. 그런 언니를 타박하지만, 나도 멍하니 있을 때는 아기 생각을 한다. 신이 나서 달려가는 모습이며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깡 하고 화를 내는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우리가 셋이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항상 내 아이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자꾸 커진다.